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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행기(성주억) - 서울 운현궁으로
작성자 관리자 [2015-07-20 10: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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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운현궁으로
 

운현궁과 조계사
 
서울 운현궁으로 1... (서울역에 도착하며) 2014. 9. 26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사실이 아닌 것을 윗사람을 속여 권세를 함부로 부린다는 말이다. 이는 진시황은 측근 조고를 불러 태자 부소를 보위에 올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하지만 이를 어기고 다루기 쉬운 어린 호해(胡亥)를 왕위에 올리면서 경쟁자인 승상(丞相, 정승) 이사(李斯)를 죽이고 자신이 丞相에 올랐다. 그 후 조고는 사슴 한 마리를 왕에게 끌고 가 ‘이 말을 헌상(獻上)하옵니다.’라고 말하였다.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데 다른 신하들은 가만히 있는 자, 그렇다는 자, 아니라는 자 등으로 갈리었다. 그는 자신의 뜻에 반한 신하들을 죽이면서 권세를 누렸다는데서 유래하였다.
우리 역사에 무소불위로 권력을 누린 사람 중 하나가 흥선대원군일 것이다. 정조가 죽자 11세에 보위에 오른 순조...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에 의해 왕권이 추락한 조선 말... 흥선대원군은 아들 고종이 등극함에 따라 왕권을 확립하고 세도정치를 청산하면서 무소불위(無所不爲)로 권력을 누렸다. 특히 명성황후와의 갈등도 한 몫을 더했다.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은 인조의 3남 인평대군의 6대 손(孫)이었지만 사도세자의 서자(庶子)이며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언군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고종은 헌종과 8촌지간이 되었다.
한편 순조(純祖)가 34세로 죽자 손자이며 추존(追尊) 익종의 아들인 헌종이 8세에 등극하고 그 역시 22세에 죽자 사도세자의 증손(아들인 은신군의 손자)인 철종(헌종의 재당숙)이 등극하였다. 부왕(父王)인 영조에게 사사(賜死)된 비극의 장현세자... 영조는 자식을 엽기적으로 죽였음을 후회하면서 사도(思悼)세자로 불렀다고 한다. 그 직계 후손이 철종과 고종이 등극하였으니 죽어서도 한(恨)을 풀었을까? 오늘의 정치는 비정하다고 말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부자사이에도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한 사건이었다.
흥선대원군의 공과(功過)는 한 마디로 세도정치를 몰아내고 왕권을 확립한 반면 급변하는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고 쇄국정치를 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실정(失政)이다. 당시의 정책 결정은 옳았다고 하지만 실패한 것은 후세 사가들은 비평하기 마련이다. 식량 란에 급급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산아제한 정책도 같은 맥락이다. 80년대 전후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였던 선배 선생님을 모시고 지금도 계(契)를 하고 있으니 끈끈한 인연이다. 이분들과 서울 운현궁으로 9월 26일 열차로 여행을 떠나 서울역에 도착한다.
 
서울 운현궁으로 2... (파고다 공원에서) 2014. 9. 26
서울역에서 내리면 바로 지하철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일단 밖으로 나가야 된다. 대전의 지하철은 주민등록증을 클릭하면 전철을 탈 수가 있는데 서울의 지하철은 주민등록증과 500원이라는 보증금(?)으로 경로 표를 뽑아내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종각 3번 출구로 나와 파고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 서울 기독교청년회관... 등록 관광호텔로 지정된 이 회관은 YMCA로 더 알려져 있다. 1903년 황성기독교 청년회관으로 발족한 이 협회는 독립협회에 이어 을사늑약 및 고종 양위 반대, 삼일 운동의 근원지요, 물산 장려운동, 농촌 계몽운동을 펼쳤으며 민족의 인재를 육성하였으니 근대 역사의 산실이다.
더 지나면 ‘육의전(六矣廛) 터’ 표석이 있다. 조선 초 이래 서울에 설치된 시전(市廛) 중 전매특권과 국역(國役)부담의 의무가 큰 비단, 무명, 명주, 종이, 모시, 생선 등 여섯 종류의 국가 공인 상전(商廛)이 있었던 곳이다. 이들은 한양의 상권을 쥐락펴락하였다. 상업은 남는 자와 모자란 자를 연결 시켜 주는 기능으로 처음에는 자급자족, 물물교환에 이어 시장이 형성되면서 상업이 발달하였다. 매년 육의전 체험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우리 조상들의 전통 음식과 행동, 문화들을 느낄 수 있다. 더 지나니 탑골공원(塔골公園)이다.
뼈 모양의 탑이 있어 塔골公園이라고 부른 이곳은 일제에 항거하는 3·1운동 때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곳이다. 고려시대 흥복사가 있던 자리에 불교에 관심이 많았던 세조가 원각사로 고치면서 중창하였으나 폐사(廢寺)되었다. 이곳의 10층 석탑... 국보 2호로 탑이 있다하여 탑골(塔洞), 탑골공원(塔洞公園)으로 불리었다. 한편 영어식 발음인 파고다(pagoda)는 영국인 부라운이 설계하여 처음 불렀단다. 이는 인도의 '파가바티(bhagavati)'에서 유래하였으며 '신에 귀의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며 '사찰 내의 탑'을 말한다.
그런데 탑골공원과 파고다 공원이 다르다고 우기는 여자가 있다. 또 태종대를 대학이라고 우기는 여자, 허장강을 강이라고 우기는 여자, 몽고반점을 중국집이라고 우기는 여자, 안중근을 내과의사라고 우기는 여자, LA가 로스앤젤레스보다 멀다고 우기는 여자, 으악새가 새라고 우기는 여자, 구제역이 양재역 다음이라고 우기는 여자, 여권을 받아놓고 미국 비자 받았다고 우기는 여자도 있다. 입구인 삼일문을 지나니 우측에 낙우송이 있어 운치를 더 해주고 원각사지 10층 석탑 앞에 손병희 선생의 동상이 있다.
 
서울 운현궁으로 3... (인사동을 걸으면서) 2014. 9. 26
천도교 대표로 31운동에 수장(首長)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할 손병희... 청주에서 서자(庶子)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약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고 가난 속에서도 호방한 기질은 굽히지 않고 의리도 남달리 뛰어났다. 동학교도에 입교한 그는 최시형의 눈에 들어 성장하면서 그의 사위가 되었고 또 방정환은 손병희의 사위다. 최재우, 최시형에 이어 동학교의 3대 교주로 취임한 그는 탐학(貪虐)과 가렴주구(苛斂誅求)한 조병갑에 대항하여 항쟁을 전개하였지만 공주 우금치에서 패배하였다. 이 운동의 결과 청일 전쟁이 일어나고 우리나라에는 일본 세력이 점점 더 깊이 침투하게 되었다.
원각사 10층 석탑, 3·1 운동 서판(書板) 등을 돌면서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을 고수하면서 원각사를 폐사하였다. 하지만 사도세자가 죽어 인근의 용주사를 원찰(願刹)로 삼은 것처럼 내세(來世)의 불교를 등한시 한 적이 없다. 독립을 위한 끝임 없는 외침이 들리는 탑골공원을 나와 인사동 전통 문화거리로... 유치원 아이들이 소풍을 나와 참새처럼 재잘거린다. 두 살짜리는 한 살짜리보고 옛 생각이 그립다고 하고 세 살짜리는 애들 노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고 네 살짜리는 과거를 생각하지 말고 미래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한다.
수도약국에서 우회전하는데 칼국수를 刀切面으로 병기(倂記)하고 있다. 한옥인 민가다헌... 웨딩 레스토랑이다. 매력적인 전통가옥에서의 혼례... 그래도 결혼식장은 고풍스러워야 한다. 신랑 신부의 행사에 앞서 양가의 축제일이라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첫째 결혼식 축가 등 프로그램 참여자, 하객 수, 결혼식 장소 등을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 이어 지나는 곳이 천도교 본부... 최재우가 구세제민(救世濟民)의 큰 뜻을 품고 도(道)를 깨달은 동학(東學)을 손병희가 천도교로 개칭하였다.
동학이 태동(胎動)하던 시기는 대내적으로는 세도정치와 양반·토호들이 일반 백성에 대한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자행하여 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민란이 각지에서 발생하였다. 대외적으로는 제국주의의 무력침략의 위기를 맞던 시대였다. 정치란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부지런히 다스리는 경천근민(敬天勤民)하여야 한다. 후진국일수록 학식이 있는 사람이나 성품이 바른 사람은 전면에 나타나지 않고 불학무식(不學無識)한 깡패들에게나 알맞은 직업이니 나라가 조용할 날이 없는 것이다. 이제 여행길은 안국역에서 운현궁으로...
 
서울 운현궁으로 4... (운현궁에서) 2014. 9. 26
안국역 5번 출구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바라보니 덕성여대, 현대 계동사옥이 있다. 또 일본 문화원 앞에는 경비를 서는 경찰이 있다. 1982년 부산 미 문화원 방화사건이 생각난다.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및 독재정권 비호에 대한 미국 측의 책임을 물어 발생한 방화 사건이다. 이때부터 반미운동이 끊임없이 전개되었다. 또한 투쟁이 격렬해지고 대담하게 진행되면서 사회가 혼란하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는 일... 최근 세월호 사건도 반대 아닌 반대로 이어가고 있으니 문제다.
궁궐은 아니었으나 궁궐보다 더 큰 위세를 누렸던 운현궁에 도착한다. 고종이 출생하고 왕이 되기 전 12세까지 자란 잠저(潛邸)다. 흥선대원군의 섭정으로 이 집의 위세는 하늘을 찌를 듯하면서 그 규모가 늘려갔으나 일제 강점기에는 많이 축소되었다. 고종이 머물던 창덕궁과의 왕래를 쉽게 하기 위하여 전용문을 만들었단다. 정문을 들어가니 오른쪽으로 운현궁을 지키는 수직사(守直舍), 운현궁의 사랑채인 노안당(老安堂)... 안채인 노락당(老樂堂),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민씨가 거처한 이노당(二老堂)을 관람하였다. 특히 老安堂은 노인을 공경하고 편안하게 한다는 뜻으로 여기서 정치를 논하였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가 오른 운현궁... 서운관(書雲觀)이 있던 고개에 위치하여 雲峴宮이라 하였는데 글씨체가 추사체란다. 추사 김정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집자(集子)헤서 만들었단다. 이노당을 나서면 전시관... 흥선대원군이 주장했던 쇄국정책을 알리는 척화비와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 등을 모형으로 볼 수 있다. 한편 書雲觀은 고려 때부터 기상 관측을 담당하던 곳으로 천변지이(天變地異) 관측 및 절기와 날씨를 측정하였다. 이곳에서 나와 종로경찰서를 거쳐 다시 인사동 거리로...
종로경찰서를 생각하니 1968년 1.21 사태 즉 북한의 특수부대인 124군부대 소속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한 생각이 난다. 서울 세검정(洗劍亭)고개에서 불심 검문 경찰들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단총을 무차별 난사하여 다수의 시민이 살상 당한 사건이었다. 이들은 청와대를 습격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요인을 암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반공의식을 고취시켰으며 비정규전을 대비하여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다. 한편 1930년대 후반에 태어난 사람들... 우리 역사에 격동기가 있을 때마다 고생하였다.
서울 운현궁으로 5... (조계사에서) 2014. 9. 26
국민(초등)학교 입학할 때 해방이 왔고 중학교 입학 때는 6.25를 겪었고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에는 4.19와 5.16을, 군에서 제대하니 향토 예비군으로, 예비군을 제대하니까 민방위 창설... 바로 젊은 시절에 시련을 겪은 시기로 생각된다. 한편 김신조는 김일성의 허위선전에 속아 살아왔음을 깨닫고 사상을 전환하여 한국에 귀순한 후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세검정(洗劍亭)은 인조반정 때 이귀(李貴) 등 반정인사들이 이곳에 모여 광해군의 폐위를 의논하고, 칼을 갈아 씻었던 자리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국역 6번 출구에서 인사동으로 갔다. ‘머시 걱정인가’와 ‘여기쯤’, 한식집인 ‘지화자’, 서점인 ‘통문관’ ‘가을이 맛있게 익었습니다.’ 등의 간판... 골목마다 이야기를 담고 있어 정감 있는 쌈지길이 열리고 있다. 찻집인 공예 전문 쇼핑몰로 관광명소다. 찻집인 ‘머시 걱정인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머시 걱정인가? 오늘 하다 안 되면 내일 하면 되는 거지... 참 편한 생각이다.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평안한 시대에 부르는 노래‘를 뜻하는 ‘지화자’는 식당이다. 고려시대 역어교육(譯語敎育)과 통역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던 관청인 통문관(通文館)은 고서(古書)매매 겸 출판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주한정식인 풍년가든(736-6070)에서 점심을... 많이 걸었으니 다리가 뻐근하고 목도 마르니 밥이 꿀맛 같다. 최고의 밥맛은? 배고플 때 먹는 밥, 엄마나 아내가 해주는 밥, 대한민국 대표 쌀로 지은 밥이라니 어디 쌀일까? 거기에 곁들인 술 한 잔...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음식(飮食)이란 먼저 술을 먹고 밥을 먹으라는 순서다. 만일 밥이 끊어지면 물을 마시기 마련... 바로 식음(食飮)이 끊어지니 죽음의 길이다. 또한 날씨가 추우면 옷을 사 입는 것보다 빠른 것이 대포 한 잔이다. 그리고 낮술에 취하면 종일 취한다.
풍년가든에서 나와 조계사로... 두 남자 사이에 여자가 손을 높게 흔들며 간다. 가만히 생각하니 고추밭 사이에서 노는 여자가 아닌가? 주변의 시선을 생각하며 애정행각을 벌여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상류와 하류 계층의 5%는 도덕성이 없다고 한다. 한국 불교의 총 본산인 조계사... 대웅전 앞의 회화나무가 역사를 증명한다. 조선말 한용운이 중창하여 각황사로, 일제 때는 태고사로 불렀던 조계사... 천연기념물인 백송이 있다. 조계(曹溪)란 중국 선불교의 6대 조사란다. 오늘 여행... 종각역으로 오면서 마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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