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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거제 포로수용소로
작성자 성주억 [2015-07-27 10: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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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포로수용소로 1...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며) 

 
6·25전쟁 중 유엔군과 한국군이 사로잡은 북한군과 중공군 포로(捕虜)들을 집단으로 수용하던 거제포로수용소(巨濟捕虜收容所)...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으로 포로 관리에 인력과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급수(給水)가 용이하다는 점, 포로들이 먹을 식량을 재배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설치하였단다. 1951년에 설치하여 53년에 폐쇄되었다. 방치한 이 수용소는 1983년 이 일대를 유적공원으로 조성하였다. 포로들은 처음에는 대전 형무소에 수용하였지만 포로의 수가 늘어 부산 등으로 분산 수용하였다. 이 수용소는 북한군 15만, 중공군 2만까지 수용되었다. 여자 포로도 300명 이었단다.

포로수용소는 한국군과 유엔군의 경비 하에 포로자치제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포로 송환 문제를 놓고 반공포로와 친공 포로 간에 유혈살상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용소장인 도드 준장이 포로에게 납치되는 등 냉전시대 이념 갈등의 축소 현장과 같은 모습이었다. 1953년 6월 이승만대통령의 일방적인 반공포로 석방을 계기로 그해 7월에 휴전이 성립됨으로서 수용소는 폐쇄되었다. 일부 잔존(殘存) 건물과 당시 포로들의 생활상, 막사(幕舍), 사진, 의복 등 생생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 교육장으로 조성되었다.

6.25 한국 전쟁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희망하는 역사의 현장인 거제 포로 수용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조국분단의 역사... 그 현장을 7월 11일 늘푸른 산악회를 따라 떠났다. 메르스 때문에 지난 달 여행이 중단되어 두 달 만에 만나니 모두 반가운 표정이다. 많은 희생자를 낸 메르스... 일부 노인들은 메리야스, 메르치로 말하니 웃지 않을 수 없다. 지병(持病)이 있는 노인들의 죽음도 아픈 심정이지만 생때같은 사람들의 요절(夭折)... 어떻게 해결할까? 대전을 떠난 여행길...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김천으로 가는데 개떡을 나누어준다.

쌀가루나 보릿가루에 어린 쑥을 넣고 반죽한 뒤 둥글납작하게 개어 만든 개떡은 농가의 소박한 음식으로, 구황식품(救荒食品)이었다. 개떡에서 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멍멍이가 아니라 떫어서 형편없다는 뜻이다. 김천분기점에서 다시 성주, 고령, 달성, 함안으로... 가는 길에 ‘불나비사랑’ 노래가 흐른다. ‘얼마나 사무치던 그리움인가/ 밤마다 불을 찾아 헤매는 사연/ 차라리 재가 되어 숨진다 해도/ 아아아 너를 안고 가련다. 불나비사랑’... 불을 보고 쫒아가다가 타 죽는다는 슬픈 사연처럼 사랑을 쫒아다가 죽게 된다는 뜻인지?

거제 포로수용소로 2... (김해를 지나며)

여행길은 칠원과 창원 분기점을 거쳐 김해로... 진영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진영하니 노무현대통령의 고향이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988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하였다. 청문회 스타로 떠올라 훗날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졸업한 대창초등학교는 김영삼 대통령 부인인 손명순 여사도 이 학교 출신이란다. 또한 김해는 가곡 ‘그네’를 작곡한 금수현의 고향이다. 그는 음악뿐만 아니라 한글 전용운동에도 앞장 서 다섯줄(staff)이나 높은음자리표(G clef)등 기본적인 기호를 한글화 하였으니 우리말과 음악보급운동에 앞장선 한국 양악계의 디딤돌이었다.

금수현 선생의 음악에 대한 열정(熱情)... 현대 음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정립하였다. 열정 없이 이루어진 일이 있을까? 발명왕 에디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1,000종이 넘는 특허를 개발하였고 대표적인 작품이 전구(電球)다. 이 전구실험 중에 발견한 ‘에디슨 효과’는 오늘날 열전자 현상으로서 연구되고, 진공관에 응용되어 전자공업 발달의 바탕이 되었다. 어쩌면 일은 미쳐야 한다. 방향은 다르지만 사오정(沙悟靜)처럼 엉뚱한 생각을 하여야 한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의 세 번째 제자가 된 그는 엉뚱한 생각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모습은 인간에 가깝지만 아주 못생겼고 눈은 불꽃처럼 빛나며 목소리는 용과 비슷하고 목에 아홉 개의 해골을 걸고 다니는 사오정... 옥황상제의 시종무관(侍從武官)이었으나 잘못하여 지상으로 쫓겨났단다. 요괴(妖怪)가 된 그는 관음보살의 교화(敎化)로 삼장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뭐라는 교’ 중학교는 ‘뭐라는 중’ 고등학교는 ‘뭐라는 고’ 최종 졸업 학교인 대학교는 ‘뭐라 대’ 사오정 나라의 국기는 ‘보청기’ 사오정이 사귀는 일본 여자 친구는 ‘뭐라꼬’ 사오정이 사는 나라의 물고기는 ‘알았어’란다.

더 이어지면 진례면... 김해 도자(陶瓷)의 거리다. 김해는 도자기를 굽기에 알맞은 지리적 여건, 함께 선진 문물을 빨리 도입할 수 있었던 지역적 특성이 더해져 철기시대부터 도자기 문화를 꽃피웠던 곳이다. 이곳에 전국 최초로 분청 도자기 전시관이 개관되었다. 그 옆에 클라이아크 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란 흙을 뜻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크(Arch)'의 합성어다. 도자와 건축의 만남을 지향하는 건축도자 전문미술관이다. 5,000여점의 도자 타일로 꾸며진 전시관... 클라이아크 미술관에 걸 맞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거제 포로수용소로 3... (가덕도를 지나며)

냉정분기점에서 제2남해고속도로로... 가락IC를 나와 녹산 산업단지로... 일반 자동차보다는 화물차가 더 많다. 부산 신항으로 가는 해외 수출품이란다. 자동차가 도로에 정차하고 운전기사끼리 옥신각신하니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교통사고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하였는데 요즘은 Cctv로 판별하고 있다. 서로 진짜라고 우기는 신도 옥신각신아란다. 몇 가지 난센스 퀴즈 더... 병아리가 잘 먹는 약은 ‘삐약’ 하늘의 별따기 보다 더 어려운 일은 ‘하늘에 별 달기’ 얼굴은 6개이면서 눈은 21개인 것은? 주사위란다.

녹산공단을 지나면 가덕도(加德島)다. 남해안으로 흘러드는 낙동강 하구의 서쪽 해상에 위치한 加德島에는 등대와 동백 군락(群落)이 문화재다. 예로부터 섬에서 더덕이 많이 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단다. 가덕도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그냥 지나친다. 길이 8.2km의 거가대교로 진입한다. 2004년 영국에서 프랑스로 갈 때에 그 해저터널이 우리나라에서도 있으니 기술의 발달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지나고 보니 육상의 터널처럼 느끼니 설렘에 반해 감각은 전혀 오지 않는다.

이 다리는 대죽교 까지는 해저 침매(沈埋)터널로, 저도까지는 2주탑(柱塔)으로, 거제도까지는 3柱塔으로 되어 있다. 육상에서 제작한 각 구조물을 가라앉혀 물속에서 연결시켜 나가는 沈埋터널... 3.7km로 최고 수심 48m 깊이에서 길이 180m, 너비 26.5m, 높이 9.97m 함체 18개를 연결하였단다. 사계절 아름다운 휴양도시 거제도에 도착한다. 김영삼 대통령 생가(生家) 안내판이 있다. 전에는 그 앞으로 지나갔는데 도로가 확장되어 스친다. 28세의 나이에 제3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는데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기록되고 있다.

9선 의원으로 평생을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왔지만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금융실명제 도입, 차명 부정 계좌 단속 및 처벌, 옛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 철거하였고, 신군부, 하나회와 관련단체 해체, 국군 내 사조직을 해산하고 정치군인들을 제재하였다.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처벌, 군사반란과 5.17 쿠데타 및 5.18 민주화 운동 진압의 책임을 물어 군사 정권 관계자들을 모두 사법처리하였다. 하지만 그가 재임 중 발생한 IMF 구제금융... 경제에서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민주화와 경제발전... 나로서는 민주화보다 경제발전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거제 포로수용소로 4... (포로수용소에서)

국도 14번을 따라 이어지는 길... 옥포대첩(玉浦大捷) 기념공원을 지난다.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경상우수사인 원균과 함께 옥포만에서 왜선 50여 척 중 26척을 격침시킨 옥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하여 조성한 공원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몰렸던 조선... 임진왜란의 첫 승리이자 파죽지세(破竹之勢)이던 적의 기세를 한칼에 꺾은 옥포전투... 마른 대지를 흠뻑 적시는 단비와도 같을 것이다. 이순신은 원균에 비해 전략적 전술과 리더십이 우수하여 연전연승(連戰連勝)하였으니 장수는 승전을 하여야만 한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 등은 한반도에서의 패권(覇權)전쟁이다. 전쟁에는 2등이 없다. 남북 대치상태에 놓인 우리나라로서는 완벽한 전투태세를 갖추어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다. 자원이 없어 무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안보에는 미국에 의존하지만, 경제에는 15억 인구의 중국이 거대시장으로 엘도라도(El Dorado)가 아닌가? El Dorado란 남미 아마존 강가에 있는 상상(想像)의 황금의 나라란다. 16세기, 갓 발견된 이 신대륙을 향하여 많은 인간들이 찾아 갔지만 지금까지 사람들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다.

포로수용소에 도착한다. 점심을 먹으려 하는데 비가 조금 내린다. 마땅히 먹을 곳도 없고 하여 간단히 요기(療飢)를 한 후 유적공원을 관람하였다. 매표소를 지나니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지난다. 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역사적 배경이 되었던 흥남철수 작전을 기념하는 비(碑)다 이어 탱크 전시관... 남침 선봉에 섰던 T-34 소련제 탱크 모형이다. 이어 거제도 수용소의 배치 상황, 생활상, 폭동 현장이 생생하게 재현되는 디오라마(Diorama)를 지난다. 인민군의 남침(南侵)과 국군의 사수(死守)를 그린 모형관을 지나면 6.25 역사관이다. 한국 전쟁에 참여한 16개국 현황, 피해 현황, 전쟁 속의 삶을 그렸다.

또한 중공군의 참전으로 1.4후퇴 당시의 대동강 철교 모습, 포로 출입의 주요 관문인 MP다리, 포로 생활관과 포로 생포관, 포로 수송 과정, 여자 포로관, 포로 사상 대립관, 포로 폭동 체험관, 포로 설득관, 포로 귀환 및 송환을 재현하였다. 이어 영화 ‘흑수선’ 촬영장인 야외 막사, 1950년 체험관, 무기 전시관, 경비대장 집무실, 막사, PX등 아직도 남은 잔존 유적지 등을 관람하고 나니 옷이 젖었다. 기념품 전시관을 지나니 철모광장과, UN분수관을 마지막으로 관람하면서 ‘크게 구제한다.’는 뜻을 지닌 거제(巨濟)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

 

성만경 2017-06-21 10:31:35
저는 25세 상곡공후손 성만경(成晩慶)입니다.성주억선생님의 여행기글을 재미있게 역어주셔서 끝까지 독파했습니다, 마지막 한마디인 크게구제한다는 巨濟(건널제)여행이란 말이 매력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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